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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버스를 탔다. 그리고 찾았다.....

라이프 코칭(취미, 여행, 맛집 코칭)

by 더리처코치 2020. 11. 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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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버스를 탔다.

불이 꺼진 후 암흑 속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 오직 세상은 창밖으로 보이는 세상이 전부이다.

 

버스의 흔들림도 나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느낌이다. 그 느낌은 오직 하나만인 창 밖의 세상을 관조하는 나의 각성을 일깨워줄 뿐이다.

 

심야의 그 곳으로 나를 잡아끄는 심야버스의 세상은 나에게 심연에서의 무존재감을 각성시키며,

이 세상을 나에게 제3자화 시켜준다. 그러기에 심야버스가 주는 심연으로의 여행은 객관화라는 아이러니컬한 느낌을 던져 준다.

 

내가 언제 이렇게 세상을 제3자로서 보았던가?

그리고 내가 언제 세상을 이렇게 객관화시켜 보았는가?

심야버스의 여행은 그래서 나에게는 심연으로의 빠져듦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찾음의 여행인 것이다.

창 밖의 세상은 나를 바라보며 어디론가 달려간다. 시간의 역행인 그 세상의 움직임에 나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그 앞으로의 움직임은 과거로의 움직임이다. 아기가 되어 엄마의 품속으로의 여행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태어난다. 하나하나 옛 일들이 하나의 현장이 되고 슬프고 부끄럽다. 그것들을 느끼며 나는 깨닫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나의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서 있기에 깨달음은 한계가 있다. 그 깨달음은 경계를 넘어야 한다.

경계를 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깨달음일 것이다.

이제는 마음이 편해진다. 옛일들의 현장이 더 이상 슬프고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소중한 씨앗이 된다. 그리곤 그 씨앗은 창 밖 세상에서 별 중의 하나로 빛난다.

마치 행선지에 도착해 불이 켜질 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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